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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bby/독서

[독후감] 걸리버 여행기 동화에 숨겨진 인간의 타락함

걸리버여행기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판타지소설
지은이 조나단 스위프트 (문학수첩,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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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진지하게 읽게된 동기는 내가 어릴적에 재미있게만 읽어봤던 '걸리버 여행기'에 삭제된 부분이 있다는 것 때문이었다. 옛날에 이 동화책을 읽을 때에는 거인국과 소인국의 이야기를 통해서 세상에 관한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그러나, 요즘 읽어본 이 책의 원서는 결코 어린 아이들이 읽을 만한 내용이 아니다. 1,2 부에서는 소인국과 거인국에 대해 다뤘다면, 3부에서는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 '라퓨타', '발니바르비','럭낵'','글럽덥드립','일본'등 나라의 기행에 대해 다뤘고, 4부에서는 말들의 나라인 휴이넘의 기행에 대해 다뤘다.

1부 소인국 릴리퍼트 기행과 2부 거인국 브롭딩낵 기행에서는 인간의 생활을 내 관점에서 멀리 보았을때, 아주 가까이서 자세히 보았을때 인간의 역겨움을 잘 표현해내었다. 동화책에서는 이부분이 걸리버가 문제를 해결해 주면서 선하게 살자는 교훈을 주는 반면, 원본에서는 인간들을 풍자하는 무서운 내용이 많이 담겨있었다.

릴리퍼트에서 사람들은 달걀을 위쪽으로 깨느냐, 아래쪽으로 깨느냐를 가지고 전쟁을 한다. 정말 매우 사소한 일인데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달려든다. 실제 인간 세계에서도 아주 사소한 일을 발단으로 갈등을 하게된다. 그러면 거인국 브롭딩낵은 어떤가? 걸리버가 작은 체구를 가지고 있다고 인간을 구경거리로 팔아버리는 행위에서 인간의 야만성을 알 수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1,2부보다는 3,4부에서 문화적 충격을 많이 느꼈다. 걸리버 여행기가 이런 책이었다니!

3부 하늘을 나는 섬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이다. 라퓨타의 사람들은 전혀 무익한 공상에 빠져 있어서 이들을 깨우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고, 발니바르비의 사람들은 실현이 불가능한 과학적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이외에 글럽덥드럽에서는 죽은 사람을 만나볼수 있으며 럭낵에서는 불사하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에서는 우스운 전통에 대한 내용이다.

일단 가볍게 일본 이야기가 왜 나왔냐하면은, 네덜란드와 일본은 교류를 많이 하고있는 상태 였기때문에, 유럽에는 일본이 동양에서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당시 일본에는 어렵지않게 네덜란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책에서는 일본의 우스운 관습에 대한 이야기를 말하고 있다. 다른 내용에 비해 아주 조금이긴 하지만 말이다.

3부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내용. 1,2부에 비해서 정말 3부 자체가 무서웠긴 하지만, 한가지만 꼽자면 불사의 인간 스트럴드 블럭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보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 불사에 대한 열망? 그런 것이 전혀 싹~ 사라졌다.

스트럴드 블럭은 불사한다. 죽지 않는다면, 어떨까?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 국가의 모든 부를 끌어모으고 쾌락을 즐기며 내가 가장 옳다고 생각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면서 독서로 엄청난 지식을 쌓고 내스스로가 역사를 기록하며 평화롭고 지혜롭게 운영해가며 살지 않을까?

하지만, 이런 모든 일련의 일들은 젊음과 건강이 있을 때의 일이다. 이책에서 스트럴드 블럭은 늙으면서 불사한다. 60세 이상부터 노망을 부리기 시작하며, 점점 늙을 수록 이가 빠지고 머리털도 모두 빠지며 기억력도 노쇠해져서 책도, 현재 이외에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들은 나이든 사람들의 죽음을 질투한다. 정말 아무 재미없는 인생인 것이다. 그야말로 걸어다니는 송장. 좀비이다...

걸리버 여행기를 보며 불사에 대한 생각이 정말 싹 사라졌다. 스트럴드 블럭이야말로 세상에서 제일 재수없는 사람들이 아닐까. 내가 죽음을 갈망하고, 항상 질투하며, 기억도 하나도 못하는 그런 존재가 되는 것은 정말 정말 끔찍하다. 이 이야기를 통해 진시황이 갈망했던 그 불사에대한 갈망이 얼마나 허무한 것이었나 생각해본다.

3부는 과학을 그야말로 비판하는 내용이 많아서 공감되지 않는 부분도 다소 있었다. 하지만 이 글들이 전해주는 메세지는 꼭 곱씹어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4부 말의 나라 휴이넘은 정말 내게 엄청난 컬쳐쇼크를 주었다.. 3부가 가장 신랄하게 비판한 부분 같다. 일단 줄거리는, 걸리버가 상선의 선장이 되었는데, 선원들의 반란 때문에 휴이넘이 살고있는 외딴 섬으로 버려지게된다. 휴이넘은 영국에서는 말이라고 불리는 동물인데 이성을 가지고 있다. 걸리버는 이 휴이넘이 살고 있는 나라를 이상향으로 생각하게된다. 반면에 휴이넘에는 야후라는 종족도 같이 살고 있었는데, 영국에서는 인간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이다. 여기서 야후는 휴이넘들에게 짐승취급을 당한다. 그들에게서 나는 악취, 악함은 같은 인류인 걸리버조차 역겹게 만든다. 결국 걸리버도 야후이기때문에 쫓겨난다.

여기서 조나단 스위프트는 인간의 본능과 악함, 타락함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비판하고있다. 쉽게말해 휴이넘에서는 사람이 짐승취급, 말이 사람취급을 받는 것이다. 휴이넘의 도덕성, 이성, 완벽함을 가지고 인간세계를 비판하는데, 이 부분은 그당시에 절대 읽어서는 안되는 도서로 재정되는데 큰 몫을 한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느끼는 바는 인간세계에는 감정으로써 세상을 대하는 '야후'들이 주를 이루면 안된 다는 것이다. 휴이넘 같이 도덕적인 존재가 다스리는 세상은 거짓말, 사기, 도박이나 물질에 대한 집착등도 없다. 그러나 지금 세상이 어떤가? 대부분의 사람이 '야후'이며 이성적인 사람들은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고 있다. 거짓말이나 악행이 없으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다. 인간들은 교육을 받고 계몽하며 철학적인 깨달음을 얻으며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